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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 김영하, <여행을 통해 다시 지금의 나에게로>

안녕하세요~! 이번 한 주도 잘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의 책은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 입니다.

 

 

 

여행의 이유

여행이 내 인생이었고, 인생이 곧 여행이었다!여행의 감각을 일깨우는 소설가 김영하의 매혹적인 이야기 『여행의 이유』. 꽤 오래전부터 여행에 대해 쓰고 싶었던 저자가 처음 여행을 떠났던

book.naver.com

 

 

김영하 작가는 소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살인자의 기억법>등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TV프로그램 <알쓸신잡>에서도 큰 활약을 해서 잘 알려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설가 중 한명입니다.

 

 

<여행의 이유>는 그런 김영하 작가가 자신이 여행하며 느낀 바를 바탕으로 여행을 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한 에세이 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지친 하루를 보내던 와중 "여행"이란 제목이 반가워 골라본 책입니다ㅎㅎ 

 

 

 

책을 읽으며 여러분께 소개해드리고 싶은 구절들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여행을 떠난 이상, 여행자는 눈앞에 나타나는 현실에 맞춰 믿음을 바꿔가게 된다. 

35p, <여행의 이유 - 추방과 멀미>

 

 

우리는 타지에 대한 믿음을 갖고 살아갑니다. 파리는 낭만의 도시이며 런던은 신사의 도시, 역사의 도시이며 어디는 이런 도시…

 

이런 환상은 그 도시가 만들기도 하지만 그 곳은 우리가 살고 있는 곳과는 다를 것이라는 일종의 유토피아적 환상인 것 같기도 합니다.

 

여행을 다니며 이 곳 또한 결국은 내가 사는 곳과 같이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고, 그 도시의 어두운 면을 알아가게 될 수록 우리는 역설적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곳에 다시 애정을 느낍니다.

 

"한국만한 곳이 없구나.."

 

 

 

"집 나가면 개고생"이란 선조들의 말도 이런 취지에서 나온게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곳 또한 누군가에게는 환상의 장소입니다. 그러니 우리도 지금 살고 있는 이 곳을 조금 더 사랑해도 될 것 같습니다.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지도 않던 어떤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지나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되는 것. 생각해보면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그런 것이었다.

51p, <여행의 이유 - 추방과 멀미>

 

 

Photo by Alex Azabache on Unsplash

 

여행에서의 일련의 과정 속에서 우리는 더욱 내가 되어 돌아옵니다.

 

처음 가보는 곳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과, 처음 겪는 상황들을 통해 나를 더 알게 되는 것.

 

저에게도 여행은 그런 것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여행은 어떤 의미인가요?

 

 

학생들이 만들어온 인물들은 대체로 모호하다. 주인공이 어떤 사람이냐고 물으면 이렇게 대답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았다. '그냥 평범한 회사원이에요.'

"평범한 회사원? 그런 인물은 없어."
모든 인간은 다 다르며,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딘가 조금씩은 다 이상하다. 작가로 산다는 것은 그 '다름'과 '이상함'을 끝까지 추적해 생생한 캐릭터로 만드는 것이다.

57p, <여행의 이유 - 상처를 몽땅 흡수한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

 

 

우리는 우리 인생이라는 한편의 이야기의 작가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주인공인 우리를 때로는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00세, 00시 거주, 00회사 근무 중.

 

 

ⓒ Archyworldys, 나를 간단히 요약해내는 SNS의 프로필, 이를 통해 타인은 나를 1초만에 판단한다.

 

 

이런거 말고, 나는 어떤 사람이지?

 

소설을 쓸 때는 한 인물에 대해 집요한 추적을 통해 생생한 캐릭터로 만든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의 삶을 살아가며 우리를 '생생한 캐릭터로 만드는' 시도를 잘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좋은 소설을 쓰려면 인물을 잘 알아야 하는 것처럼 우리도 우리를 더 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래 살아온 집에는 상처가 있다.지워지지 않는 벽지의 얼룩처럼 온갖 기억들이 집 여기저기에 들러붙어 있다. 가족에게 받은 고통, 내가 그들에게 주었거나, 그들로부터 들은 뼈아픈 말들은 사라지지 않고 집 구석구석에 묻어 있다.

고통은 수시로 사람들이 사는 장소와 연관되고, 그래서 그들은 여행의 필요성을 느끼는데, 그것은 행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슬픔을 몽땅 흡수한 것처럼 보이는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 위해서다."
잠깐 머무는 호텔에서 우리는 '슬픔을 몽땅 흡수한 것처럼 보이는 물건'들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롭다.

65p, <여행의 이유 - 상처를 몽땅 흡수한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

 

 

집은 우리에게 안식처이면서도 우리의 아픔이 가장 많이 서린 곳입니다.

 

여행의 매력은 그러한 우리의 아픔에서 잠시 벗어나는 것이라고 합니다.

 

 

때로는 집보다 낯선 여행지가 더 편하게 느껴지셨던 적 있으신가요?

 

저는 때때로 그렇게 느낄때가 많답니다

 

 

 


 

 

영감을 얻기 위해서 혹은 글을 쓰기 위해서 여행을 떠나지는 않는다. 여행은 오히려 그것들과 멀어지기 위해 떠나는 것이다.

모국어가 들리지 않는 땅에서 때로 평화를 느낀다. 모국어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지만, 이제 그 언어의 사소한 뉘앙스와 기색, 기미와 정취, 발화자의 숨은 의도를 너무 잘 감지하게 되었고, 그 안에서 진정한 고요와 안식을 누리기 어려워졌다.

80p <여행의 이유 - 오직 현재>

 

 

 

우리는 가장 편하고 익숙하면서도 정신적으로 가장 힘든 곳에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수많은 대화 속 저건 무슨 뜻일까, 저 사람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고민하고 살아갑니다.

 

 

고생 많으십니다.

 

이런게 너무 지칠 때면 여행을 가야할 때가 찾아온 것인 것 같습니다.

 

 


 

저자는 북유럽을 여행하던 중에 버스를 타게 되었는데, 그제야 지갑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당황하는 그녀 대신 할머니가 요금을 내주었다. 나중에 갚겠다고 하자 할머니는 고개를 저으며, 자기에게 갚을 필요 없다. 나중에 누군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발견하면 그 사람에게 갚으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환대는 이렇게 순환하면서 세상을 좀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그럴 때 진정한 가치가 있다.
이런 환대의 순간을 가장 잘 경험할 수 있는 게 여행이다.

146~147p, <여행의 이유 - 아폴로 8호에서 보내온 사진>

 

 

여행을 다니다 친절한 사람들을 만나면 정말 인류애가 되살아나고 세상은 아직 살만한 곳이구나를 느낀 적이 많습니다. 

 

 

작가는 이 장에서 인생도 여행과 같으며 우리의 인생 또한 이와같은 순환구조라고 설명합니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여행 속에서 많은 환대를 받고 자라왔으며 지금도 수많은 환대 속에서 살아갑니다.

 

부모님, 친구, 나의 자녀, 내 이웃과 떄로는 모르는 타인들까지도, 우리가 지금껏 받은 환대를 돌려준다면 작가가 이야기한대로 세상은 더 나은 곳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여행을 못간다는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실감나는 요즘입니다.

 

생각해보면 꼭 낯선 나라로 떠나는 것만이 여행인 것 같진 않습니다.

 

우리가 익숙한 곳에서 잠시 벗어나서 우리를 되돌아보는 것. 그 자체가 여행인 것 같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옹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