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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고양이] - 베르나르 베르베르, 독후감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608565

 

고양이 1

고양이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의 미래!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장편소설 『고양이』 제1권. 파리에서 살고 있는 암고양이 바스테트의 시각에서 인간의 문명을 바라보는 작품이다. 인간이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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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2

베르베르가 이번에는 고양이의 눈으로 인간의 미래를 바라본다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1위(2016년 3월, 교보문고 최근 10년간 국내외 작가별 소설 누적 판매량 집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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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참 대단한 상상력의 소유자이면서도 수준 높은 사고를 가진 철학자이기도 하다. 세상의 문제에 대해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정말 신박한 소재로 전달해주는 것이 그의 큰 장점이고 그래서 우리가 항상 그의 책을 재밌게 읽으면서도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되는 것이죠.

 

 

 

 

 

 

이 책의 주 내용은 고양이의 시각에서 인간의 전쟁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물론 2권으로 가면 화합이라는 또 다른 교훈도 있습니다만!) 모쪼록 고양이의 순수한 시각으로 인간의 전쟁을 바라보니 더욱 그 잔혹성이 잘 드러나는 그런 효과가 있었습니다. 마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라는 작품에서 딸의 순수한 시각으로 어른들의 세계를 지켜봤던 것이 생각이 나는데... 어쩌면 이 작가도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읽어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베르나르 베르베르 이 사람은 고양이인가? 싶을 정도로 고양이의 심리를 잘 묘사해서 웃다가 피식피식 웃게 되는 책입니다.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책이 어렵지 않고 술술 읽히면서 또 읽으면 읽을수록 느끼는 점도 참 많은, 좋은 책입니다.

 

 

 

아래부터는 읽으면서 제가 인상 깊었던 구절에 대해 소개해드릴게요.

 

 

 

죽음이 뭘까? 나라는 존재는 공(空)을 떠다니는 먼지들로 이루어져 있고 이 먼지들을 연결하는 것은 내가 나 자신에 대해 갖는 생각이라는 인식을 한 뒤로 내게 죽음은 이 먼지 입자들이 배열을 <바꾸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니 상태가 변하는 것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죽는다는 것은 결국 나를 구성하는 미미한 양의 물질이 배열을 바꾸는 것일 뿐이다.

어쨌든 지금 나는 긴 삶을 끝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피타고라스보다 훨씬 철학적으로 죽음을 바라보는 중이다. 공(空)에 세워진 입자의 구조물이 허물어지는 것을 비극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그가 스스로 중요한 존재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자기 바깥의 우주와 자신이 다르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르다는 생각 때문에 우리 몸의 결합을 나만큼 강렬히 느끼지 못한 것이다.

고양이 2권, 140p

 

 

종교적인, 불교적인 철학. 미약하게나마 이해는 되지만 아직 공감하지 못하겠는 내용...

"나라는 존재는 공(空)을 떠다니는 먼지들로 이루어져 있고 이 먼지들을 연결하는 것은 내가 나 자신에 대해 갖는 생각"

나라는 인식 그 자체가 나이다. 깊게 치고 들어온다. 데카르트의 유명한 말이 떠오르기도 하고... 아직 이렇게 높은 수준의 사고를 하기에는, 솔직히 하는 건 둘째치고 보고도 정확한 뜻을 짚기에는 나의 내공이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Cogito, ergo sum)

 

 

근데 가끔 온 우주가 사실 나를 위해 존재한다는 생각은 한다. 그런 생각을 하면 내가 하고 있던 걱정이 무척 하찮게 느껴지기도 하고 나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 사실 이 우주는 여러분을 위해 존재하는 거예요!

내일이 어제와 다르지 않은 존재는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현실에 안주하고 몸의 안위만 추구하는 존재는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나는 내 몸의 시련을 선택했다. 그 시련들을 통해 내 정신은 성장한다. 예기치 못한 고난과 실패, 절망을 통해 빚어진 나의 정신은 스스로에 대해 알아 가면서 자신의 욕망과 한계를 깨닫는다. 그렇게 일관성을 형성해 나간다. 나는 내 육체의 연장인 그 정신을 부릴 줄 안다.



내 삶이 최고가 되기 위해 꼭 편하고 완벽할 필요는 없다. 내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내가 내 삶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나는 누구와도 경쟁하고 있다고 느끼지 않는다.

나는 누가 흉내 낼 수 없는 나 자신만의 유일무이한 삶의 궤도를 따라갈 뿐이다.

고양이 2권, 178p

 

 

신기하게도, 시련을 즐기라는 그 말은 현명한 사람들이라면 다들 입 모아 하는 것 같다.

시련이 모여 내가 된다.

 

아래 부분은 내가 많이 성장했을 때 도달하고 싶은 나의 사고의 지향점.

<내게 무슨 일이 벌어지든 다 나를 위한 것이다.​

이 시간과 공간은 내 영혼이 현신을 위해 선택한 차원이다.

내가 사랑하는 이들과 친구들은 내가 얼마나 사랑할 수 있는지 깨닫게 해 준다.

내 적들과 삶의 여정에서 만나는 무수한 장애물들은 나의 저항력과 투쟁력을 확인하게 해 준다.

내가 부닥치는 문제들은 내가 누구인지 깨닫게 해 준다.​


나는 내 행성을 선택했다.​

나는 내 나라를 선택했다.​

나는 내 시대를 선택했다.

​나는 내 부모를 선택했다.

​나는 내 육체를 선택했다.​


나를 둘러싼 것이 내 욕망에서 비롯됐다고 인식하는 순간 나는 불평할 수도 부당하다고 느낄 수도 없다.​

더 이상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낄 수도 없다.​

나는 내 영혼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이런 특정한 시련들이 필요한 이유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뿐이다.​혹시라도 내가 잊어버릴까 봐 이 메시지는 밤마다 꿈으로 나를 찾아온다.​나를 둘러싼 모든 것은 내게 가르침을 주기 위해 존재한다.​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나를 진화시키기 위해 일어난다.>


고양이 2권, 222p

 

 

지독하게도 자기중심인, 그러면서도 진정으로 긍정적인 철학. 니체가 생각나는 구절이에요. 어떻게 보면 잔인하죠? 위에 있는 모든 게 사실 우리가 선택한 것은 아니잖아요. 

 

 

 

 

"나는 가난했던 적도 있고, 부자인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난 X발 항상 부자의 삶을 선택할 거예요."

 

 

갑자기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이 장면이 떠오릅니다. 우리가 선택한 영역이 아니라 생각했던 것들까지도 사실은 우리의 선택이었음을. 선택, 정말 무거운 단어죠.

 

 

 

그렇지만 이 구절의 의미를 진정으로 받아들일 때야말로 비로소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려서는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게 당연했었지만 살면서 여러 고난을 겪으면서 우리는 세상의 중심은 내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그리고 가끔은 이 세상에 나는 필요 없는 존재라는 생각까지도....

 

반대로 생각해봅시다. 이 시련은 나를 위해 존재한다. 이 시련으로 나는 더 나다워지고 더 성장한다.

그렇기에!

여전히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회전한다. 나의 삶의 궤도에 맞춰 돌아간다.

 

 

+)

저자는 진보는 1보 1보 앞으로 나가기보다는 3보 전진 2보 후퇴의 양상을 띈다고 합니다.

 

3보 전진을 위해 2보 후퇴하는 것을 아쉽게 생각하지 말 것

2보 후퇴를 해야 한다면, 이를 악물고 최소 3보는 전진할 것!

 

+)

코로나로 인해 느낀 점은 인류는 생각보다 병약하다는 것입니다.

현대사회를 위협하는 요소로 석학들이 지적했던, 전쟁 질병에 대해 사실 이전에는 너무 앞선 걱정이라고 생각했었는 요새는 그게 문득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코로나보다 더 큰 위협이 다가온다면? 코로나는 인류를 진화시키기에 충분한 고통이었을까? 다음 위기에 대처할 힘을 충분히 길러주었을까?

뭔가 잽 한방에 크게 휘청이는 느낌이랄까요.

 

 

진심으로 이렇게 모두가 힘들어하는 위기는 다시는 안 찾아오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 온다 하더라도, 다 같이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우리 안에 있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옹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