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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심판 - 베르나르 베르베르

안녕하세요! 

 

이번 주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긴 일주일이 끝나고 드디어 주말이 다가옵니다 :)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만 벌써 두 권째 소개해드리는데요. 이번에는 소설 형식이 아닌 희곡 형식의 작품입니다. 희곡 형식이라고 하면 연극의 대본이라고 생각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줄거리

 

아나톨은 (주인공, 판사) 폐암으로 인해 수술 도중 죽음을 맞이하고 천국에서 열린 재판에 참석하게 된다. 이 재판은 인생을 의미 있게 살아왔는가, 자신의 재능을 꽃피워 살아왔는가에 대한 재판이며 무죄 시에는 아나톨 본인으로 고통 없는 천국에서 살아갈 수 있으며 유죄 시에는 모든 기억을 잃고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 삶을 이어나가야 한다.

 

등장인물로는 주인공이자 피고인 아나톨과 주인공의 인정많은 변호사 카톨린, 차갑고 시니컬한 원고, 검사 베르트랑, 재판장 가브리엘이 있으며 이 네 명의 인물이 아나톨의 인생을 돌아봤을 때 유죄인지 무죄인지 가려내는 재판을 펼치는 이야기입니다.

 

 

 

가브리엘 (판사): 삶이란 건 나란히 놓인 숫자 두 개로 요약되는 게 아닐까요. 입구와 출구, 그 사이를 우리가 채우는 거죠. 태어나서, 울고, 웃고, 먹고, 싸고, 움직이고, 자고, 사랑을 나누고, 싸우고, 얘기하고, 듣고, 걷고, 앉고, 눕고, 그러다…… 죽는 거예요. 각자 자신이 특별하고 유일무이하다고 믿지만 실은 누구나 정확히 똑같죠.

카롤린 (변호사): 그렇게 말하니까 별 매력이 없네요. 하지만 존재마다 고유한 서정성을 부여해 주는 미세한 결의 차이는 존재하죠.

<심판> 56p

 

 

 

가브리엘의 말처럼 사실 우리의 삶이란 건 결국 탄생과 죽음 사이에 여느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울고, 웃고 하며 채워가는 그저 그런 행위 중 하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 사실 다르면 얼마나 더 다르겠어요.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인생에 중요한 게 별거 아니란 생각도 듭니다.

 

우리가 매일 하는 "울고, 웃고, 먹고, 싸고, 움직이고, 자고, 사랑을 나누고, 싸우고, 얘기하고, 듣고, 걷고, 앉고, 눕고" 이 행위 자체가 우리의 삶인 것입니다. 다른 특별한 무언가가 아니라 이것이 우리의 삶인 것입니다. 새삼 무심결에 하는 행동 하나하나마저 나의 삶의 증거임을 생각하면,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우리가 살아있기에 할 수 있는 특권처럼 느껴집니다.

 

 

 

반대로 카롤린은 존재마다 미세한 결의 차이가 있다고 얘기하는데요. 이 얘기도 저는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미세한 결의 차이. 우리가 결국 같은 행위를 해도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것은 이 미세한 결의 차이 때문인 것 같아요. 침팬지와 우리 인간의 유전자 차이가 1.6퍼센트라고 합니다. 우리는 결국 그 1.6퍼센트 때문에 그토록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 인간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1~2퍼센트. 그 미세한 차이가 우리를 갈라놓습니다.

 

 

 

같은 가방이지만 로고가 붙냐 안붙냐 그 1퍼센트에 다른 가치를 지닙니다. 

 

 

 

 

베르트랑 (검사): 있잖아요, 피숑 씨, 충만한 삶의 끝자락에는 반드시 운명의 순간이 와요. 그때 무대에서 퇴장할 줄 알아야 해요.

<심판> 73p

 

 

누구의 삶이든 그 삶은 한 편의 영화이다. 그리고 그 영화는 반드시 막을 내릴 때가 옵니다. 러닝타임의 차이일 뿐이죠. 영화와 우리 삶의 차이라면 우리는 우리의 러닝타임을 알지 못한 채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우리 삶을 명작으로 만들려면? 언제 우리 인생의 엔딩크레딧이 올라갈지 모르지만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해 연기하는 것뿐일 것 같습니다.

 

 

 

트루먼쇼 (1998), In case I don't see ya good afternoon good evening and good night

 

 

 

가브리엘 (판사): 그러니까 삶을 요리로 치자면 유전 25퍼센트, 카르마 25퍼센트, 자유의지 50퍼센트가 재료로 들어가는 거예요.



가브리엘 (판사): 당신이 부모의 직업을 물려받거나 그들이 갔던 길을 따라간다면, 그건 유전 요소가 강력하게 작용했기 때문이죠. 반대로 무의식이 당신의 선택을 좌우한다면, 그건 카르마가 지배적인 탓이에요.

카롤린 (검사): 하지만 당신이 자유 의지를 최대한 활용하면 유전과 카르마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도 있어요.

<심판> 105p~106p

 

 

진짜 우리의 삶이 유전 25퍼센트, 카르마 25퍼센트, 자유의지 50퍼센트를 재료로 해서 만들어졌는지는 모르는 일입니다만 어느 정도 공감되는 비율 배분이기도 해요. 혹자는 이렇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결국은 유전이라는, 카르마라는 25퍼센트가 안 받혀주면 아무리 자유의지를 갖고 열심히 살아도 성공할 수 없다고. 

 

 

진짜 그럴까요? 정답은 저도 몰라요..ㅠㅠ 그럴 수도 있습니다만 진짜 그러면 우리 인생 너무 재미없잖아요

 

 

전구를 발명한 토마스 에디슨의 유명한 "천재는 99% 노력과 1%의 영감으로 이루어진다."라는 말, 제가 어렸을 때는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었는데, 에디슨의 말의 원래 의도는 아무리 노력해도 1%의 영감이 없다면 절대 100%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고 하는데요. 저는 1%가 없다는 걸 알기에 시작도 안 하는 것보다 절대 100%가 될 수 없더라도 99%를 만들어내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토마스 에디슨.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이루어진다

 

 

베르트랑 (검사): 어떤 일이 어려워서 하지 말아야 하는 게 아니라 하지 않기 때문에 어려운 거예요!

베르트랑 (검사):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지나치게 평온하고 지나치게 틀에 박힌 삶을 선택하고, 자신의 타고난 재능을 등한시하고, 운명적 사랑에 실패함으로 피숑 씨(주인공)는 배신을 저질렀습니다. 결국 자기 자신을 배신한 셈이죠.  

<심판> 135p

 

 

이 대목을 읽자마자 무한도전의 노홍철 씨 대사가 생각나더라구요. 웃긴 말투로 얘기하지만 마냥 웃기지만은 않은, 어찌 보면 삶의 진리일 수도...!

 

 

세상의 많은 인과관계가 사실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의 반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저도 돌아보면 하지 않아서, 지금은 시작하기에 늦었다고 생각해서, 이런저런 이유로 바빠서 등의 이유로 막상 시작하면 할 수 있는 일들 때문에 너무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틀에 박힌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행동하지 않으면 결국 가장 큰 피해자는 나라는 말... 틀린 말 하나 없는 것 같아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옹치 드림